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당적 박탈에 해당하는 ‘제명’ 결정을 내리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당 중앙윤리위는 13일 오후 5시부터 14일 새벽 1시가 넘도록 장시간 회의를 진행한 끝에 “피징계자 한동훈을 당헌·당규 및 윤리위 규정 제20조 제1호·2호와 윤리규칙 제4∼6조 위반을 이유로 제명에 처한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고, 현행 법령과 당헌·당규·윤리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민심 이탈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른바 ‘당원게시판(당게) 사태’와 관련해 “한동훈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가족들이 글을 올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며 “따라서 한동훈의 가족들이 게시글을 작성했다는 사실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가족들이 2개의 IP를 공유하며 일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글을 게시한 점을 들어 “통상적인 격정 토로나 비난·비방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의 정상적인 게시판 관리 업무와 여론 수렴 기능을 마비시킨 업무방해에 해당하고, 당의 명예와 이익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설명했다.
윤리위 결정 이후 당내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징계는 정당성이라 부를만한 요소를 전혀 갖추지 못했다”며 “결국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당무감사위에서 조작된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객관적으로 징계할만한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조작된 부분에 대한 어떠한 보완조사도, 피조사인에 대한 최소한의 소명 요구조차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수렁으로 밀어넣은 사람들이 이제는 애꿎은 한동훈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한 전 대표가 결정 직후 페이스북에 남긴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라는 입장에 대해 “우리는 드루킹을 ‘민주주의’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여론 조작 등 해당 행위의 실체가 명확하고,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를 적확하게 밟은 만큼 법원에서 문제 삼을 소지는 전혀 없다”며 “정치권을 떠나 자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윤리위의 제명 결정은 당무감사위에서 상정한 안건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논의한 결과”라며 “정치적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14일 SNS를 통해 “어젯밤은 한국 보수진영을 나락으로 몰았던 정치 검사 두 명이 동시에 단죄를 받는 날이었다”며 “한명은 불법계엄으로 사형구형, 한명은 비루하고 야비한 당원게시판 사건으로 제명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비리와 배신을 밥 먹듯 하는 그런 사람들을 데리고 당을 다시 세울 수 없다”며 “한동훈 제명처분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그 잔당들도 같이 쓸어내고 다시 시작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와 친한계 정리는 “일부에서 말하는 뺄셈 정치가 아니라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는 정치”라고 평가했다.
앞서 장동혁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무엇을 하든지 윤리위에서 결정이 난 대로 해야 한다”며 윤리위 수용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당원 제명은 윤리위 의결 이후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이에 따라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여부는 15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서정민 기자





